부산 재건축·재개발조합 6곳서 95건 적발…23건 수사 의뢰



부산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의 운영 실태를 점검한 결과 최근 4년간 6개 조합에서 95건의 위법·부적정 사례가 확인됐고, 이 가운데 23건이 수사기관에 넘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전국에서는 700건이 적발돼 129건이 수사 의뢰됐다. 조합 내부 행정과 예산·회계 분야에 적발 사례가 집중되면서 장기간 진행되는 정비사업의 투명성과 조합 운영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종양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번 통계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실시된 재건축·재개발 조합 합동점검 결과를 토대로 집계됐다. 국토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조합 운영과 회계, 계약, 정보공개 등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법·부적정 사항을 점검하고 있다.

부산 6개 조합에서 95건 적발, 23건은 수사 의뢰

부산에서는 4년간 6개 조합이 점검 대상에 포함됐으며 총 95건의 위법·부적정 사례가 확인됐다. 연도별 적발 건수는 2022년 26건, 2023년 34건, 2025년 35건이었다. 각 연도에 2개 조합씩 점검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적발된 95건 가운데 23건은 단순한 행정상 보완이나 지도 수준을 넘어 수사기관에 수사가 의뢰됐다. 나머지 사례에는 시정 8건, 행정지도 58건, 환수 권고 1건, 기관 통보와 과태료 부과 등을 포함한 기타 조치 5건이 포함됐다.

수사 의뢰 23건은 2022년 4건, 2023년 7건, 2025년 상반기 7건과 하반기 5건으로 파악됐다. 부산의 정비사업 조합에서 확인된 문제가 특정 시점이나 한 조합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러 차례의 점검에서 이어졌다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다.

조합 점검에서 적발됐다는 사실이 모든 사례의 형사상 위법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적발 내용의 성격에 따라 수사 의뢰부터 시정, 행정지도, 환수 권고, 과태료 등 서로 다른 조치가 이뤄진다. 따라서 부산에서 확인된 95건 전체와 수사 의뢰된 23건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전국 700건 적발…조합행정·예산회계가 62%

부산뿐 아니라 전국 단위에서도 정비사업 조합 운영 문제가 상당수 확인됐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전국 57개 조합에 대한 합동점검에서 적발된 위법·부적정 사례는 총 700건이었다.

분야별로 보면 조합행정이 225건으로 전체의 32.1%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예산·회계 관련 사례는 209건으로 29.9%였다. 두 분야를 합하면 434건으로 전체 적발 사례의 62%에 해당한다. 조합의 의사결정과 내부 행정뿐 아니라 사업비를 관리하고 집행하는 과정이 주요 점검 대상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외부 업체와 관련된 용역계약 분야에서도 176건이 적발돼 전체의 25.1%를 차지했다. 조합원에게 제공돼야 할 자료 등과 관련된 정보공개 분야에서는 90건, 12.9%의 위법·부적정 사례가 확인됐다.

  • 조합행정: 225건, 32.1%
  • 예산·회계: 209건, 29.9%
  • 용역계약: 176건, 25.1%
  • 정보공개: 90건, 12.9%

700건 가운데 수사기관에 수사가 의뢰된 사례는 총 129건이다. 연도별로는 2022년 30건, 2023년 29건, 2024년 15건, 2025년 55건으로 집계됐다.

전체 적발·조치 건수에서 수사 의뢰가 차지하는 비율을 보면 변화가 더욱 뚜렷하다. 2022년에는 173건 가운데 30건으로 17.3%였고, 2023년에는 203건 가운데 29건으로 14.3%였다. 2024년에는 119건 가운데 15건으로 12.6%까지 낮아졌지만, 2025년에는 205건 중 55건이 수사 의뢰돼 26.8%로 상승했다.

특히 2025년 수사 의뢰 건수 55건은 2024년 15건보다 40건 많다. 단순히 적발 건수만 비교하는 것보다 실제 수사기관으로 넘어간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를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정비구역 지정부터 준공까지 평균 14.1년…왜 관리가 중요한가

재건축·재개발 조합의 운영 투명성이 중요한 이유는 정비사업의 사업 기간과도 연결된다. 2025년 기준 정비사업은 정비구역 지정 이후 최종 준공까지 평균 14.1년이 걸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단계별 평균 소요 기간을 보면 정비구역 지정 이후 조합 설립까지 2.6년, 사업시행인가까지 3.7년, 관리처분인가까지 2.6년이 걸렸다. 이후 착공까지 평균 2.1년, 준공까지 다시 3.1년이 소요됐다. 여러 행정 절차와 조합 내부 의사결정, 사업자 선정 및 공사 과정이 이어지는 장기 사업이라는 점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사업 기간이 길어지면 조합 집행부가 중요한 의사결정과 자금 집행을 담당하는 기간 역시 길어진다. 조합행정과 예산·회계, 용역계약, 정보공개가 합동점검의 핵심 분야로 다뤄지는 것도 조합 운영이 전체 사업 과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점검을 이어온 배경도 여기에 있다. 국토부는 2016년부터 지자체와 함께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재건축·재개발 조합을 대상으로 합동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점검을 통해 위법성이 의심되는 사안은 수사 의뢰하고, 사안에 따라 시정이나 행정지도, 환수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방식이다.

과거 점검에서도 예산·회계 처리, 총회 의결이 필요한 계약과 자금 집행, 조합원에게 공개해야 하는 자료의 미공개 등이 문제가 된 바 있다. 정비사업의 규모가 크고 조합원이 공동으로 부담하는 사업비가 투입되는 만큼 내부 의사결정 절차와 자금 사용 내역을 투명하게 관리하는 것이 핵심적인 관리 과제로 꼽힌다.

전문조합장 후보 공적 추천제 제안…관리·감독 강화 논의

이번 점검 결과를 계기로 조합장의 전문성과 선출 방식에 대한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됐다. 김종양 의원은 조합이 총회 의결을 거쳐 요청할 경우 시장·군수 등이 공개모집을 실시하고, 정비사업 관련 전문성과 경험을 갖춘 조합장 후보를 복수로 추천한 뒤 조합원이 이 가운데 직접 조합장을 선출하는 ‘전문조합장 후보 공적 추천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 방안은 지방자치단체가 조합장을 직접 임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조합의 요청과 총회 의결을 전제로 후보 검증 과정에 공공이 참여하고, 최종 선택은 조합원이 하는 구조다. 조합의 자율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정비사업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후보를 검증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관련 법 개정 필요성도 함께 거론된다. 정비사업이 평균 14년 이상 이어지는 상황에서 집행부의 전문성 부족이나 운영상 문제가 사업 지연으로 연결될 경우 그 영향은 조합원에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조합행정과 예산·회계 분야가 전국 적발 사례의 62%를 차지했다는 점은 향후 제도 논의에서 내부 통제와 회계 투명성이 주요 쟁점이 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김 의원은 국토부 점검을 통해 재개발·재건축 조합 집행부의 전문성 부족과 전횡이 사업 지연으로 이어지는 문제가 확인됐다며, 정부가 정비사업의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주택 공급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확인할 부분은 합동점검에서 드러난 문제를 실제 제도 개선으로 어떻게 연결할지다. 현재 확인된 통계만으로도 부산에서는 6개 조합에서 95건, 전국에서는 57개 조합에서 700건의 위법·부적정 사례가 적발됐다. 특히 2025년 전국 수사 의뢰 비율이 26.8%로 높아진 만큼 조합 운영의 투명성 확보, 지방자치단체의 관리·감독 범위, 조합장 전문성 강화 방안 등이 정비사업 제도 개선 논의의 핵심 사안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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