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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지구의 물(H₂O), 총량은 일정할까? 줄어들고 있을까?

    물은 생명의 근원이자 지구를 지구답게 만드는 핵심 요소입니다. 인류 문명이 시작된 이래로 우리는 강과 바다, 비와 눈 속에서 물과 함께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이런 질문을 해본 적 있으신가요?

    “지구에 존재하는 물(H₂O)의 양은 변하지 않고 일정할까? 아니면 점점 줄어들고 있을까?”

    겉보기에 물은 끝없이 순환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비가 오고, 강물이 바다로 흘러가고, 다시 증발해 구름을 만들며 끊임없이 순환하죠. 그렇다면 이 순환 과정 속에서 지구의 물은 영원히 보존되는 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지구 물의 총량 문제를 과학적 관점에서 깊이 탐구해보겠습니다.


    1. 물은 순환하지만, 총량은 어떨까?

    우선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물의 순환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태양 에너지를 받아 바닷물이 증발하고, 구름이 되어 비로 내리고, 강과 지하수를 따라 바다로 돌아가는 과정이죠. 이 과정에서 물은 형태만 바뀔 뿐, 지구 전체 차원에서는 사라지지 않고 이동만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지구 내부의 순환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지구라는 행성 전체 차원에서 물의 총량은 정말로 일정할까요?


    2. 물의 총량은 대체로 일정하다

    과학자들의 대체적인 결론은 이렇습니다.
    “지구에 존재하는 물의 총량은 수십억 년 동안 크게 변하지 않았다.”

    지구가 형성된 이후 지금까지 바다와 대기, 빙하와 지하수 속의 물은 다양한 순환 과정을 거쳤지만, 큰 틀에서 보면 총량이 일정하게 유지되어 왔습니다. 인류 역사 같은 짧은 시간 스케일에서는 물의 총량이 변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마시는 물은 사실 공룡이 마셨던 물 분자와도 이어져 있다고 할 정도니까요.


    3. 예외적인 변화: 물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단서가 있습니다.
    물의 양이 100% 완전히 고정된 것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아주 오랜 지질학적 시간 단위로 보면 물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3-1. 대기 탈출과 태양풍

    지구 대기 상층부에는 태양에서 날아오는 강력한 자외선과 입자(태양풍)가 도달합니다. 이 에너지는 수증기를 분해해 수소와 산소 원자로 쪼갤 수 있습니다.

    • 산소 원자는 무겁기 때문에 지구의 중력에 붙잡혀 남아 있습니다.
    • 하지만 수소 원자는 매우 가볍습니다. 속도가 빨라지면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 우주로 날아가 버립니다.

    이런 과정이 계속되면 물(H₂O) 분자가 서서히 손실되는 셈입니다. 연구에 따르면 수십억 년 동안 지구는 이미 상당량의 수소를 잃어왔습니다.

    3-2. 소행성과 혜성의 충돌: 보충되는 물

    흥미롭게도 지구는 물을 잃기만 하는 게 아닙니다. 우주에서는 가끔씩 혜성이나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합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얼음이나 수분을 포함하고 있어서, 충돌 시 소량의 물을 지구에 공급합니다.

    특히 태양계 형성 초기에는 혜성이 지구에 엄청난 양의 물을 가져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여겨집니다. 지금은 그 빈도가 매우 낮아졌지만, 여전히 극히 미세한 양의 물이 유입되고 있습니다.

    3-3. 지구 내부와의 교환

    또 다른 흥미로운 점은 지각 내부와의 물 교환입니다. 판구조론에 의해 바닷물이 해저 지각 틈을 따라 맨틀 속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반대로 화산 분출로 다시 수증기가 방출되기도 합니다.
    이 과정은 총량에 큰 변화를 주진 않지만, 물이 지구 표면과 내부를 오가며 분포에 영향을 미칩니다.


    4. 인류 역사 속에서 물은 변했을까?

    인류가 농업을 시작한 약 1만 년 전부터 지금까지를 보면, 물의 총량은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강과 호수의 수위가 변하거나, 빙하가 녹아 바닷물이 상승하는 일은 있어도 이는 물의 형태와 분포가 달라진 것일 뿐, 지구 전체 물의 총량 변화는 아닙니다.

    즉, 우리가 체감하는 물의 부족은 총량이 줄어서가 아니라, 지역적 분포 변화오염 문제 때문입니다.


    5. 미래의 지구, 물은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앞으로 수십억 년 후 지구의 물은 어떻게 될까요? 과학자들은 두 가지 가능성을 예측합니다.

    1. 태양의 밝기 증가
      시간이 흐르면서 태양은 점점 더 밝아집니다. 약 10억 년 후 태양의 복사 에너지가 강해지면 지구의 바닷물은 더 많이 증발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대기권 상층에서 수소가 빠져나가는 속도도 빨라져, 결국 지구는 서서히 물을 잃게 됩니다.
    2. 수십억 년 후의 최후
      약 20~30억 년 후가 되면 지구는 사실상 금성과 비슷한 “온실 지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바닷물은 거의 모두 증발하고, 남아 있던 물도 대기 탈출 과정을 거쳐 결국 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즉, 짧은 인간의 시간 눈금에서는 물은 일정하지만, 태양계 차원의 시간 눈금에서는 지구의 물이 점차 줄어드는 운명을 맞이할 수밖에 없습니다.


    6. 우리가 느끼는 물 부족의 진짜 원인

    앞서 살펴봤듯이, 지구의 물 총량은 짧은 시간 스케일에서는 변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물 부족 문제에 시달립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 전체 물의 97%는 바닷물(염분이 많아 마실 수 없음)
    • 민물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3%
    • 그 중 대부분은 빙하와 지하수에 갇혀 있어 실제로 인간이 쉽게 쓸 수 있는 물은 지구 전체 물의 1%도 되지 않습니다.

    즉, 지구가 물을 잃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쓸 수 있는 물의 분포가 제한적이고, 인류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오염 문제까지 더해져 깨끗한 물은 점점 귀해지고 있습니다.


    7. 결론: 물은 거의 일정하지만, 영원하지 않다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 짧은 시간 단위(수천~수만 년) → 지구 물의 총량은 거의 일정하다.
    • 지질학적 시간 단위(수억~수십억 년) → 태양풍과 대기 탈출로 인해 물은 조금씩 줄어든다.
    • 인류가 체감하는 물 부족은 총량 감소 때문이 아니라, 쓸 수 있는 물의 제한성과 분포 불균형, 오염 문제 때문이다.

    따라서 “지구 물은 일정한가?”라는 질문의 답은 **“대체로 일정하지만, 아주 긴 시간 눈금에서는 서서히 줄어든다”**가 됩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인류의 시간 스케일에서 귀중한 물을 어떻게 아끼고, 깨끗하게 유지하느냐에 있습니다. 물은 무한한 자원이 아니며, 지구가 우리에게 선물한 한정된 보석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