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원하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결핍을 채우고 있었던 것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것을 원합니다.

더 좋은 집을 갖고 싶고, 돈을 더 벌고 싶고,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싶습니다. 새로운 물건을 사고 싶을 때도 있고, 지금보다 더 성공한 사람이 되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순간이 있습니다.

그토록 갖고 싶었던 것을 손에 넣었는데 생각보다 행복하지 않은 것입니다.

새 물건을 사면 잠시 기분이 좋아집니다. 오랫동안 바라던 목표를 이루면 성취감도 생깁니다. 누군가에게 사랑받는다는 확신을 얻으면 마음이 놓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조금 지나면 다시 무언가가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그래서 또 다른 것을 원합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된다면 한 가지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정말 그것을 원했던 것일까?

아니면 그것을 통해 채우고 싶었던 다른 무언가가 있었던 것일까?

결핍은 항상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결핍이라고 하면 보통 무언가가 없는 상태를 떠올립니다.

돈이 부족하거나,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했거나, 인정받지 못했던 경험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심리적인 결핍은 단순히 현재의 부족함과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현재는 충분히 가지고 있는데도 계속 부족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어릴 때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했던 사람이 성인이 된 뒤 돈을 쓰는 방식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누군가는 돈이 떨어지는 상황을 극도로 싫어해서 필요 이상으로 저축합니다.

반대로 누군가는 과거에 갖지 못했던 것을 지금이라도 가져야 한다는 마음으로 소비를 늘릴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면 완전히 반대되는 행동입니다.

하지만 두 행동 모두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불안이 연결되어 있을 가능성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결핍은 정해진 행동 하나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원하는 것을 얻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이유

우리가 무언가를 원하는 이유는 하나가 아닙니다.

예를 들어 비싼 물건을 사고 싶은 이유가 단순히 그 물건이 마음에 들어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물건 자체보다 그 물건이 가져다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감정을 원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정도는 살 수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일 수도 있고, 다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뒤처지지 않았다는 안도감일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물건은 목적이라기보다 감정을 얻기 위한 수단이 됩니다.

문제는 물건 하나가 그 감정을 오래 유지해주지는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처음에는 만족스럽습니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다시 평범해집니다.

그러면 또 다른 물건이 필요해집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무엇을 가지고 싶은가’보다 ‘무언가를 얻었을 때 느끼는 감정’을 계속 찾게 될 수 있습니다.

사랑도 비슷한 방식으로 변할 수 있다

연애에서도 이런 현상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를 좋아해서 연락을 기다리는 것과, 상대가 나를 좋아한다는 확신을 얻기 위해 연락을 기다리는 것은 겉으로는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마음속에서 원하는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상대방이 답장을 조금 늦게 하면 단순히 아쉬운 정도가 아니라 불안해집니다.

‘나를 싫어하는 건 아닐까?’

‘내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인가?’

이런 생각이 반복되기 시작합니다.

이때 원하는 것은 단순한 사랑이 아닐 수 있습니다.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를 원하는 것입니다.

상대의 말 한마디, 연락 횟수, 행동 하나하나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확인을 받아도 오래 지속되지 않습니다.

오늘 충분히 사랑받았다는 말을 들었는데 내일 또 확인하고 싶어집니다.

어제는 괜찮았는데 오늘 연락이 조금 늦으면 다시 불안해집니다.

이것은 사랑의 문제가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한 불확실성이 관계를 통해 반복해서 확인되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성공도 결핍의 보상이 될 수 있다

성공에 대한 욕망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성공하고 싶은 마음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더 좋은 환경을 만들고 싶고, 능력을 인정받고 싶고,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싶은 것은 자연스러운 욕구입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성공 자체보다 성공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좋은 직장을 얻으면 만족할 줄 알았는데 더 높은 연봉을 원합니다.

연봉이 올라가면 이번에는 더 좋은 직책이 필요합니다.

직책을 얻으면 다른 사람보다 더 인정받고 싶어집니다.

목표가 계속 바뀌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목표가 커졌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목표를 달성했을 때 느끼는 만족이 점점 짧아지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무언가를 이루고도 곧바로 다음 증명이 필요하다면, 내가 쫓고 있는 것은 성공 그 자체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같은 결핍도 반대 행동을 만들 수 있다

여기서 결핍을 바라볼 때 특히 흥미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같은 부족함을 경험했다고 해서 모두 같은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랑받지 못했다고 느낀 사람 중에는 사람에게 지나치게 매달리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도 믿지 않으려는 사람이 될 수도 있습니다.

돈 때문에 불안했던 사람은 극단적으로 절약할 수도 있고, 반대로 돈을 쓰면서 자신이 더 이상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려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특정 행동만 보고 그 사람의 결핍을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행동의 겉모습보다 그 행동을 반복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인지 확인하는 방법

그렇다면 내가 진짜 원하는 것과 결핍 때문에 원하는 것을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요?

완벽하게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스스로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져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얻으면 정확히 어떤 기분이 들 것 같은가?”

“이것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여전히 원하는가?”

“이미 충분히 가지고 있다면 지금도 이것을 원할까?”

“이것을 얻은 뒤에도 계속 새로운 증거가 필요할까?”

이런 질문은 욕망을 없애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가 왜 그것을 원하는지 조금 더 정확하게 바라보기 위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비싼 물건을 사고 싶다면 정말 그 물건이 좋아서인지, 다른 사람에게 뒤처지고 싶지 않아서인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성공하고 싶다면 내가 좋아하는 일을 더 잘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성공했다는 사실을 통해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것인지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연애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한다는 확신이 필요한 것인지 구분해볼 수 있습니다.

결핍은 없애야 할 대상만은 아니다

결핍이라는 말을 들으면 우리는 그것을 반드시 제거해야 할 문제처럼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람에게 부족함이 전혀 없을 수는 없습니다.

누구에게나 채워지지 않은 부분이 있고, 과거의 경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결핍의 존재보다 그것이 현재의 선택을 얼마나 대신하고 있는가에 있습니다.

내가 무엇을 원할 때 그 욕망을 무조건 억누를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한 번쯤 그 욕망을 뒤집어볼 수 있습니다.

“나는 왜 이것을 원하지?”

그리고 한 단계 더 들어가서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가지면 나는 어떤 사람이 된 것처럼 느끼고 싶은 걸까?”

그 질문에 답하다 보면 지금까지 보이지 않았던 욕망의 뿌리가 보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정말 그것일까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과거의 경험, 비교, 불안,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섞여 현재의 욕망을 만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것을 얻었는데도 마음이 허전할 수 있습니다.

물건을 얻었는데도 부족하고, 사랑을 받고 있는데도 불안하고, 성공했는데도 다시 증명하고 싶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욕망을 결핍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반대로, 내가 원하는 것을 너무 쉽게 ‘결핍’이라고 단정하는 것도 또 다른 오해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기억해볼 만합니다.

무언가를 간절히 원한다는 사실과 그것이 나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라는 사실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에는 현재의 욕구도 있지만, 오래전부터 해결되지 않은 감정도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더 많이 가지는 것보다 내가 왜 그것을 원하는지 알아가는 일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오랫동안 찾아다닌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이미 오래전부터 마음속에 있었던 어떤 부족함에 대한 답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알아차리는 순간, 지금까지 그렇게 절실했던 것들 가운데 몇 가지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이기 시작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