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평균 월세 131만원 돌파…노도강도 300만원 거래 확산


서울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부담이 새로운 수준으로 올라섰다. 아파트와 연립·다세대, 단독·다가구를 합친 서울 주택 평균 월세가 처음으로 130만원을 넘어섰고, 아파트만 따지면 평균 월세가 164만원을 웃돌았다. 상대적으로 주거비가 낮은 지역으로 인식돼 온 노원·도봉·강북구에서도 월 200만~300만원대 계약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주택종합 평균 월세는 131만3000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5년 7월 이후 서울의 평균 월세가 130만원을 넘어선 것은 처음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64만1000원이었다.

서울 월세 상승은 일부 고가 주거지역에만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 8월 아파트 월세 상승률은 성북구가 1.85%로 가장 높았고 금천구 1.64%, 노원구 1.57%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노원·도봉·강북구에서는 고액 월세 계약 건수 자체가 지난해보다 크게 늘면서 서울 외곽 임대차 시장에서도 주거비 상승이 뚜렷해지고 있다.

서울 주택 평균 월세 131만3000원, 아파트는 164만1000원

서울 월세 시장을 볼 때 주택종합과 아파트 통계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8월 서울 주택종합 평균 월세 131만3000원은 아파트뿐 아니라 연립·다세대와 단독·다가구주택 등을 모두 포함한 평균이다. 아파트만 별도로 집계하면 평균 월세는 164만1000원으로 더 높아진다.

서울 주택종합 평균 월세에 붙는 평균 보증금도 1억4774만2000원 수준이다. 월세 계약이라고 해서 목돈 부담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서울 주택 월세의 중위가격은 보증금 9351만9000원에 월 110만4000원으로 집계됐다. 평균과 중위가격을 함께 보면 서울 임차인이 부담해야 하는 보증금과 월 임대료 수준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월세가격 자체도 상승했다. 8월 서울 주택종합 월세가격은 전월보다 0.82% 올랐다. 아파트 월세가격 상승률은 0.91%였다. 서울 전체 상승률만 보면 7월보다 상승 폭이 다소 줄었지만 지역별로는 중저가 주거지역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아파트 기준으로 성북구가 한 달 동안 1.85%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천구는 1.64%, 노원구는 1.57% 상승했다. 주택종합 기준에서도 성북구 1.54%, 노원구 1.49%, 도봉구 1.14% 등 서울 외곽 지역의 월세가격 상승률이 서울 평균을 웃돌았다.

전세시장에서도 비슷한 지역적 흐름이 나타났다. 8월 서울 주택종합 전세가격은 0.83% 상승했는데 노원구가 1.58%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성북구 1.38%, 강북구 1.13%, 도봉구 1.06% 등도 1%를 넘었다. 전세와 월세가 동시에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의 임대주택을 찾으려는 세입자들의 선택지가 좁아지는 상황이다.

노도강 월 300만원 이상 월세, 1건에서 12건으로 증가

서울 외곽 월세시장의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가 노원·도봉·강북구의 고액 월세 계약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9월 13일까지 이른바 ‘노도강’에서 체결된 아파트 월세 계약 가운데 월 임대료가 300만원 이상인 거래는 12건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건에 불과했다. 지역별로는 강북구가 올해 6건으로 가장 많았고 노원구는 지난해 1건에서 올해 5건으로 증가했다. 도봉구에서도 지난해에는 없었던 월 300만원 이상 계약이 올해 처음 1건 신고됐다.

300만원이라는 기준보다 범위를 넓혀 보면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월 200만원 이상 계약은 노원구가 지난해 같은 기간 42건에서 올해 68건으로 늘었다. 강북구는 15건에서 69건으로 4배 이상 증가했고, 도봉구 역시 6건에서 19건으로 늘었다.

세 지역을 합치면 월 200만원 이상 계약은 지난해 63건에서 올해 156건으로 증가했다. 월 300만원 이상이라는 일부 고가 계약뿐 아니라 그 아래 가격대에서도 고액 월세 거래가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월 150만원 이상 거래에서도 같은 흐름이 확인된다. 노원구는 지난해 234건에서 올해 312건으로 78건 늘었다. 도봉구는 60건에서 113건으로 증가했고 강북구 역시 127건에서 188건으로 확대됐다.

실제 계약 사례도 있다. 노원구 상계동 노원롯데캐슬시그니처 전용 84㎡는 올해 3월 보증금 1억5000만원, 월세 300만원에 계약됐다. 지난해 9월 같은 면적의 거래는 보증금이 동일한 1억5000만원이면서 월세는 220만원이었다. 동일한 보증금 조건에서 확인된 계약을 비교하면 월 임대료가 80만원 높아진 사례다.

강북구 미아동 송천센트레빌 전용 114㎡에서도 지난 8월 보증금 1억원, 월세 300만원 계약이 신고됐다. 고액 월세가 강남권의 일부 신축·고급 아파트에만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기 어려워진 배경이다.

전세 부족과 가격 상승이 월세 수요를 밀어 올렸다

최근 월세 상승을 이해하려면 전세시장 상황을 함께 볼 필요가 있다. 전세 매물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전셋값이 오르면 필요한 보증금 규모도 커진다.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지면 보증금을 낮추고 일정 금액을 매달 지불하는 반전세나 월세 계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8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보다 0.95% 올랐다.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 상승률은 7%를 넘어섰다. 전세를 유지하기 위한 목돈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월세가격도 동시에 상승하면서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와 월세 가운데 어느 한쪽을 선택하면 주거비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구조가 약해지고 있다.

월세 비중 확대는 단순히 계약 방식이 전세에서 월세로 바뀌는 데 그치지 않는다. 전세는 계약할 때 큰 보증금이 필요하지만 계약기간 동안 매달 지급하는 임대료가 없는 반면, 월세는 매월 고정적인 현금 지출이 발생한다. 월 150만원이면 1년 임대료만 1800만원이고 월 200만원이면 2400만원, 월 300만원이면 3600만원이다. 보증금과 관리비 등은 별도다.

특히 서울 주택종합 평균 월세가 131만3000원이라는 것은 연간 단순 월세 지출로 환산하면 1575만6000원에 해당한다. 아파트 평균인 164만1000원을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1년에 1969만2000원이다. 이는 개별 세입자의 실제 부담을 뜻하는 수치는 아니지만, 현재 서울 월세가격 수준을 연 단위로 이해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월세 상승은 임차가구의 생활비뿐 아니라 저축 여력과 향후 주택 구입을 위한 자금 마련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매달 고정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주거비가 커질수록 다른 소비나 저축에 사용할 수 있는 소득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서울 외곽까지 번진 월세 상승, 앞으로 확인할 지표는

이번 통계에서 주목할 부분은 서울 평균 월세가 130만원을 돌파했다는 기록 자체와 함께 상대적으로 주거비가 낮았던 지역에서도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성북·노원·도봉·강북 등은 8월 전세 또는 월세 상승률에서 서울 평균보다 높은 수치를 보였다.

노도강의 월 300만원 이상 계약이 12건이라는 숫자만으로 이들 지역의 일반적인 월세가 300만원 수준이라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 해당 수치는 특정 기간 신고된 전체 계약 가운데 월 300만원 이상에 해당하는 고액 거래 건수를 집계한 것이다. 다만 월 200만원 이상과 150만원 이상 계약까지 동시에 증가했다는 점은 고액 월세 거래가 여러 가격 구간에서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 매물의 증감과 전셋값, 월세가격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전세 공급이 부족한 상태에서 가격까지 상승하면 월세로 이동하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고, 월세 수요가 다시 가격을 밀어 올리는 흐름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권대중 한성대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전월세 시장의 어려움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매매뿐 아니라 전세와 월세가 함께 상승하면서 세입자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 등으로 주택 매수가 어려운 수요가 임대차 시장에 계속 머무르는 상황도 수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임대차 시장의 변화는 이제 강남권 고액 월세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단계에 들어섰다. 서울 전체 주택 평균 월세가 통계 작성 이후 처음 130만원을 넘어섰고, 노원·도봉·강북에서도 150만~300만원 이상 계약이 증가하고 있다. 앞으로는 서울 평균 월세가 추가로 상승하는지뿐 아니라 전세 매물과 전셋값 변화가 월세 수요와 가격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가 세입자 주거비 부담을 판단할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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