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택 전북지사 검찰 송치…식사비 해명 허위공표 혐의


이원택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지난해 정읍에서 열린 간담회의 식사비를 둘러싼 해명과 관련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검찰에 넘겨졌다. 경찰은 이 지사가 자신과 수행원의 식사비를 냈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돈을 건네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다만 김슬지 전 전북도의원이 식사비를 결제한 행위에 이 지사가 공모했다는 혐의는 인정하지 않아 불송치했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7일 이 지사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이번 결정에서 핵심은 식사비를 다른 사람이 결제했다는 사실 자체와 이후 이 지사가 이를 해명하면서 한 발언에 대해 경찰이 서로 다른 판단을 내렸다는 점이다.

이 지사는 경찰 수사 결과에 대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 검찰에 송치된 혐의에 대해서는 적극적이고 성실하게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의 송치는 수사 결과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검찰에 넘기는 절차로, 이 지사의 유죄가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향후 검찰이 경찰 수사 기록과 관련 증거를 검토해 기소 여부 등을 판단하게 된다.

정읍 식사비 논란, 경찰은 무엇을 허위라고 판단했나

사건의 출발점은 2025년 11월 29일 정읍시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간담회였다. 당시 이원택 지사는 청년 등 20여명이 참석한 자리에 함께했다. 이후 이 자리의 식사비를 이 지사가 직접 부담하지 않고 동석했던 김슬지 전 전북도의원이 대신 결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참석자들의 전체 식사비는 72만7000원이었다. 이 지사는 논란이 불거진 뒤 자신과 보좌진에 해당하는 식사비 15만원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해명하며 식사비 대납 의혹을 부인했다.

경찰 수사에서는 이 15만원이 실제로 전달됐는지가 중요한 쟁점 가운데 하나가 됐다. 해당 식당의 폐쇄회로(CC)TV는 저장 기한이 지나 당시 상황을 영상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대신 당시 자리에 있었던 참석자들을 조사해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조사 결과 이 지사가 실제 식사비를 건네지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에 더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식사비를 냈다는 취지로 이 지사가 기자회견 등을 통해 밝힌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보고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즉 이번 송치의 직접적인 대상은 식사 자리에 참석했다는 사실이나 김 전 도의원이 비용을 결제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논란이 불거진 뒤 이 지사가 자신의 식사비 부담 여부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한 발언이다. 경찰은 참석자 진술과 관련 정황을 토대로 해당 발언을 허위라고 판단했다.

식사비 대납 공모 혐의는 왜 불송치됐나

이번 경찰 수사 결과에서 주의해서 볼 부분은 이원택 지사에게 제기됐던 모든 식사비 관련 혐의가 검찰로 넘어간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경찰은 김슬지 전 도의원이 식사비를 대신 결제한 행위와 관련해 이 지사가 이를 지시하거나 사전에 공모했다고 인정할 만한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 지사의 공직선거법상 제3자 기부행위 제한 관련 혐의는 불송치했다.

결과적으로 경찰 판단은 두 갈래로 나뉜다. 이 지사가 김 전 도의원에게 식사비를 대신 내도록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공모관계가 인정되지 않았지만, 이후 자신의 식사비를 냈다는 취지로 설명한 부분에 대해서는 허위사실공표 혐의가 성립한다고 본 것이다.

반면 실제 결제를 한 것으로 조사된 김 전 도의원에 대해서는 경찰 판단이 달랐다. 경찰은 김 전 도의원의 기부행위가 인정된다고 보고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 제한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김 전 도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뿐 아니라 업무상 횡령과 증거인멸교사 혐의로도 불구속 송치됐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김 전 도의원은 문제가 된 식사비를 업무추진비 등을 이용해 결제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다른 사람에게 관련 증거를 없애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단계에서 이처럼 같은 식사 자리를 둘러싼 사건이라도 당사자별 행위와 혐의가 구분됐다. 이 지사에게는 대납 행위 공모가 아니라 해명 과정의 허위사실공표 혐의가 적용됐고, 김 전 도의원에게는 실제 결제 행위와 자금 사용, 증거인멸 관련 혐의가 적용됐다.

김관영 전 지사 ‘내란 방조’ 발언 사건은 불송치

이원택 지사는 식사비 사건 외에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시 경쟁 관계에 있던 김관영 전 전북도지사에 대해 제기한 의혹 때문에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고발돼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이 지사는 12·3 비상계엄 당시 현직 전북지사였던 김 전 지사가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라 전북도청을 폐쇄하는 등 계엄과 관련한 행위에 가담하거나 방조했다는 취지의 의혹을 기자회견과 카드뉴스 등을 통해 제기했다.

이와 관련해 이 지사가 경쟁 후보를 낙선시킬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취지의 고발장이 접수됐고, 경찰은 지난 7월 이 지사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 사건에 대해서는 식사비 해명 사건과 다른 결론을 내렸다. 관련 자료와 발언 내용을 검토한 결과 이 지사의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의 성립 요건에 이르지 않는다고 보고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17일 발표된 경찰 수사 결과만 놓고 보면 이 지사를 둘러싼 주요 선거법 사건 가운데 검찰에 넘어간 사안은 정읍 식사비 논란 이후 해명 과정에서 제기된 허위사실공표 혐의다. 식사비 대납 자체에 대한 공모 혐의와 김 전 지사에 대한 내란 방조 의혹 제기 사건은 불송치됐다.

경찰 송치 이후 남은 절차와 추가 수사는

이번 경찰 결정으로 사건 전체가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검찰은 송치된 사건의 수사 기록과 증거를 검토한 뒤 이 지사를 재판에 넘길지 판단하게 된다. 따라서 현 단계에서는 경찰이 허위사실공표 혐의가 인정된다고 보고 사건을 검찰로 보냈다는 것이 정확한 상황이다.

경찰이 판단의 근거로 삼은 핵심 자료 가운데 하나가 당시 참석자들의 진술이라는 점도 향후 절차에서 주목할 부분이다. 식당 CCTV의 저장 기간이 지나 영상 확인이 어려웠기 때문에 실제 15만원이 전달됐는지를 두고 확보된 진술과 다른 정황이 검찰 단계에서도 검토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 역시 송치된 혐의에 대해 앞으로 적극적으로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식사비를 실제 부담했는지와 당시 해명 발언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하는지가 향후 법적 절차의 핵심 쟁점으로 남았다.

한편 이번 발표에서는 전·현직 전북지사와 관련된 여러 공직선거법 사건의 경찰 판단도 함께 공개됐다. 김관영 전 지사 역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참석자들에게 대리운전비 명목으로 현금을 지급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경찰은 전·현직 전북지사를 둘러싼 일부 사건은 여전히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지사의 경우 올해 1월 전주시 덕진구의 한 음식점에서 다른 참석자에게 비용을 지불하게 했다는 별도의 의혹도 경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따라서 17일 발표된 결과는 지방선거를 전후해 이 지사에게 제기된 모든 의혹에 대한 최종적인 수사 종료를 의미하지 않는다.

현재 확정적으로 구분되는 것은 경찰이 정읍 식사비를 둘러싼 이 지사의 해명에 대해서는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송치했고, 식사비 대납 행위에 대한 공모 혐의와 김관영 전 지사 내란 방조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불송치했다는 점이다. 앞으로는 검찰이 송치된 사건의 증거와 법리를 검토한 뒤 어떤 처분을 내리는지가 다음 단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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