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한국의 군사적 기여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내놨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방공무기 천궁-Ⅱ의 우크라이나 판매를 주장한 칼럼까지 공유하면서 한국에 대한 추가 역할 요구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한국 정부는 아직 파병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과 항행 문제에서 동맹국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어 향후 정부의 결정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한국의 중동 자원 배치 기다리고 있다”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군 자산과 이를 운용할 병력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처음으로 구체적인 입장을 밝혔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관련 질의에 한국이 해당 지역에 자원을 배치하기를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미국 측은 한국이 중동 석유의 주요 수입국 가운데 하나라는 점도 언급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이 한국의 에너지 수급과도 연결돼 있는 만큼 한국 역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논리다.
미국 측은 실제 파병 여부는 한국 정부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해 왔다는 점을 함께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 방안 검토 중
정부가 살펴보고 있는 방안은 호르무즈 해협에 군 자산과 병력을 보내는 형태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전력을 파견할지, 실제 파병을 결정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원유 운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상 통로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는 한미 관계뿐 아니라 에너지 안보와 우리 군의 대비태세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파병이 현실화될 경우 군사적 기여의 범위와 임무 성격 역시 주요 쟁점이 될 수 있다. 직접적인 전투 참여와 비전투 지원은 외교·안보적으로 의미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트럼프, 한국의 중동 지원 문제 계속 제기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사태가 이어지는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을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언급해 왔다.
지난 4월에는 북한의 핵 위협을 가까이에서 억제하기 위해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관리 참여 문제를 언급했다.
지난 8월에도 한국 대통령에게 이란 문제와 관련한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중동 관련 기여를 반복해서 거론하면서 정부가 검토 중인 호르무즈 파병 문제도 한미 관계의 주요 현안 가운데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천궁-Ⅱ 우크라이나 판매 주장까지 등장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별개로 한국산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 천궁-Ⅱ도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이 천궁-Ⅱ를 우크라이나에 판매하도록 압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워싱턴포스트 칼럼을 공유했다.
해당 글에는 한국이 미국의 지원 요구에 충분히 응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천궁-Ⅱ의 우크라이나 판매가 양국 관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칼럼을 공유하면서 별도의 설명을 덧붙이지 않았다. 따라서 공유 자체를 미국 정부의 공식적인 천궁-Ⅱ 판매 요구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한국에 추가적인 기여를 요구하는 상황과 맞물리면서 그 배경을 둘러싼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호르무즈와 천궁-Ⅱ 문제 동시에 부상
한국 입장에서는 서로 다른 두 사안이 동시에 외교·안보 현안으로 떠오른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서는 병력과 군 자산의 파견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천궁-Ⅱ와 관련해서는 우크라이나 지원 또는 판매 문제와 한국의 안보 수요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천궁-Ⅱ는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에서 운용되는 무기인 만큼 해외 제공 여부는 단순한 수출 문제를 넘어 국내 안보와 연결될 수 있다.
트럼프의 동맹국 역할 확대 요구가 변수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 문제의 부담을 미국만 떠안기보다는 동맹국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기여 문제 역시 이러한 동맹국 역할 확대 요구의 연장선에서 제기되고 있다.
다만 한국 정부는 중동 정세와 한반도 안보 상황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군 자산을 해외로 이동시킬 경우 국내 대비태세에 미칠 영향과 현지에 투입될 장병들의 안전 문제도 판단 대상이다.
한국의 최종 선택과 파병 방식이 핵심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는 아직 검토 단계다. 미국이 한국의 참여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공개했지만 실제 파견 여부와 규모, 임무는 한국 정부가 결정해야 한다.
앞으로는 정부가 어떤 형태의 군사적 기여를 선택하는지, 국회 등 국내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이 공유한 천궁-Ⅱ 관련 주장도 실제 미국의 정책적 요구로 이어질지 확인해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가 각각 다른 사안인 만큼 한국 정부가 두 현안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가 한미 외교·안보 관계의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