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는 새로운 형사사법체계 시행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찰도 수사체계 전환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홍석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9월 28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제도 전환 과정에서 국가 전체의 수사 역량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새 제도는 10월 2일부터 시행된다. 검찰이 수사와 기소 기능을 함께 수행해온 기존 구조에서 벗어나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이 각각 출범하고 경찰을 포함한 수사기관과의 역할도 새롭게 정리된다. 경찰 입장에서는 다른 형사사법기관과 사건을 어떻게 연계하고 불송치 사건 등에 대한 후속 절차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하느냐가 제도 시행 초기의 핵심 과제가 됐다.
홍 본부장은 개정법의 취지가 실제 수사 현장에서도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수사 인력 운용에서도 역량을 중심으로 한 인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수사 부적격자를 수사 업무에서 제외하는 등 현장 수사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0월 2일 검찰청 폐지…공소청·중수청 출범
이번 형사사법체계 개편의 가장 큰 변화는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 기능의 조직적 분리다. 2026년 3월 24일 제정된 공소청법과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오는 10월 2일부터 시행된다.
공소청법 시행과 함께 기존 검찰청법은 폐지된다. 새 공소청은 법무부장관 소속 기관으로 설치되며 공소청, 광역공소청, 지방공소청 체계를 갖춘다. 공소청법은 검사의 직무로 공소 제기 여부 결정과 공소 유지, 영장 청구에 필요한 사항, 범죄수사와 관련한 사법경찰관리와의 협의·지원, 재판 집행 지휘·감독 등을 규정하고 있다.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할 중대범죄수사청은 행정안전부장관 소속으로 출범한다. 중수청 관련 법률과 시행령 역시 10월 2일 시행된다. 다른 수사기관이 일정 범죄를 인지했을 때 중수청에 통보하는 절차와 사건관계인이 중수청 수사의 적정성과 적법성에 대한 심의를 신청할 수 있는 제도 등도 마련됐다.
중수청 인력 구성 작업도 출범 일정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 행정안전부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준비단에 따르면 검찰청 소속 검사와 직원 등을 대상으로 실시한 1차 특례임용에서는 철회 절차를 거쳐 1천761명이 최종 신청했고, 9월 15일부터 20일까지 진행된 2차 특례임용에는 201명이 신청했다. 준비단은 근무 희망지역과 경력, 전문성 등을 고려해 대상자를 선정하고 개청에 맞춰 순차적으로 임용할 계획이다.
미충원 인력에 대해서는 경찰과 변호사, 회계사, 사이버기술 및 금융분석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경력경쟁채용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직을 새로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존 검찰 수사 인력과 외부 전문인력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중수청 초기 수사 역량과 직결되는 만큼 인력 배치도 제도 안착 과정의 중요한 부분이다.
국수본 “경찰만 수사하는 범위 오히려 줄어”
형사사법체계 개편 과정에서는 경찰의 권한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 아니냐는 이른바 ‘공룡 경찰’ 논란도 제기돼 왔다. 이에 대해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새 제도가 시행된다고 해서 경찰만 수사할 수 있는 범위가 확대되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홍 본부장은 검사의 지휘 없이 경찰이 수사하는 구조는 이미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만들어졌으며, 10월 2일부터는 중대범죄수사청이 담당하는 수사가 생기는 만큼 경찰만 수사하는 범위는 오히려 줄어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달라지는 부분 가운데 하나는 기존 검찰의 보완수사와 관련된 절차다. 홍 본부장은 기존 보완수사가 보완수사 요구 방식으로 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제도 변경 때문에 국가 전체의 수사 역량에 공백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찰 내부 수사 인력의 전문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홍 본부장은 부적격자를 수사 업무에서 제외하는 등 역량 중심의 인사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형사사법체계의 조직과 권한이 달라지는 만큼 일선 수사관의 전문성과 사건 처리 능력을 인사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새로운 제도 아래에서는 경찰이 자체적으로 사건을 처리하는 능력뿐 아니라 공소청과 중수청 등 다른 기관과 얼마나 원활하게 협력할 수 있는지도 중요해진다. 하나의 기관에 수사와 기소 기능이 집중됐던 구조에서 여러 기관이 역할을 나누는 체계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경찰 불송치 사건은 어떻게 달라지나
국민이 실제 형사사법체계 변화를 체감하게 될 부분 중 하나는 경찰 불송치 사건에 대한 후속 절차다. 홍 본부장은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등 다른 기관과의 협력을 강조하면서 경찰 불송치 사건에 대한 재수사 요구와 고소인의 이의제기 등을 통해 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이 사건을 수사한 뒤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고 해서 모든 절차가 그대로 끝나는 구조가 아니라, 법에서 정한 절차를 통해 사건 처리를 다시 살펴볼 수 있는 장치를 운영한다는 것이다. 새 형사사법체계에서 수사기관과 공소기관의 역할이 분리되는 만큼 기관 간 사건 전달과 재수사 요구 등이 실제 현장에서 원활하게 작동하는지가 중요해졌다.
공소청 검사는 새 법에 따라 공소 제기 여부 결정과 유지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하는 한편 영장 청구, 사법경찰관리와의 협의·지원 등의 직무를 맡는다. 중수청은 법률에서 정한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한다. 경찰까지 포함하면 하나의 형사사건 처리 과정에서 여러 기관 사이의 역할 구분과 협업이 이전보다 중요해지는 구조다.
따라서 제도 시행 초기에는 사건이 어느 기관의 수사 대상인지, 기관 사이의 사건 이첩과 재수사 요구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국민의 이의제기 절차가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는지 등이 주요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사·기소 분리 첫 시험대…초기 혼선 최소화가 과제
10월 2일은 단순히 기관 명칭이 바뀌는 날이 아니다. 검찰청법이 폐지되고 공소청법과 중수청법이 시행되면서 기존 검찰 조직을 중심으로 운영됐던 형사사법체계가 새로운 조직 구조로 전환되는 시점이다.
공소청은 공소 제기와 유지 등을 중심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중수청은 중대범죄 수사를 담당한다. 경찰은 기존 수사업무를 수행하면서 두 기관과 사건 처리 과정에서 협력하게 된다. 각 기관의 권한을 분리하는 제도 취지가 실제 현장에서 작동하려면 사건 처리 속도와 수사 품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기관 사이의 협업 체계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국민 입장에서는 제도의 명칭이나 조직 구조보다 신고·고소한 사건이 지연되지 않는지, 불송치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을 때 후속 절차가 제대로 진행되는지, 중대범죄에 대한 수사가 기관 변경 과정에서도 차질 없이 이어지는지가 더 직접적인 문제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이 제도 시행을 앞두고 ‘국가 수사 역량의 공백’을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전환기의 과제와 맞닿아 있다. 수사와 기소를 조직적으로 분리하는 새로운 형사사법체계가 10월 2일 실제 가동에 들어가면 경찰과 공소청, 중수청 사이의 협력 방식과 사건 처리 절차가 첫 시험대에 오르게 된다.
경찰은 시행일까지 남은 기간 동안 현장 대응체계를 점검하고 새 법의 취지가 실제 사건 처리 과정에 반영되도록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제도 개편 이후에도 수사 공백 없이 사건을 신속하고 공정하게 처리할 수 있는지가 새로운 형사사법체계의 초기 안착 여부를 가늠하는 핵심 기준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