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추석 특식 사라졌다…광복절 피자·치킨은 왜 나왔나



올해 추석 전국 교도소와 구치소에서는 명절을 이유로 별도 편성한 특식이 제공되지 않는다. 법무부가 2025년 설부터 설·추석 명절 특식 지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 8월 15일 광복절에는 경북북부제1교도소에서 피자 반 판, 청주여자교도소에서 반반 치킨이 제공됐다. 같은 교정시설에서 명절 특식은 사라지고 국경일 특식은 유지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법무부 설명과 관련 규정을 보면 명절에 몰리는 기부품으로 인한 배식·관리 문제와 특식 지급 기준의 차이가 함께 작용하고 있다.

법무부 교정본부 등에 따르면 2026년 추석에도 수용자들은 각 교정시설이 평소 편성한 식단에 따라 식사한다. 추석이라는 이유로 국가 예산을 별도로 투입해 추가 음식을 제공하는 방식의 명절 특식은 없다. 다만 민간이나 단체 등에서 들어오는 떡과 과일 같은 기부품까지 지급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실제 명절 식단과 별도 특식, 외부에서 들어오는 기부품은 각각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2026년 추석 교도소 특식 없다…2025년 설부터 중단

교정시설의 명절 특식 지급이 중단된 시점은 2025년 설이다. 이전에는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에도 별도의 특식이 제공됐지만 법무부가 지급 방식을 바꾸면서 이후 명절에는 별도 특식을 편성하지 않고 있다.

법무부가 설명한 중단 배경은 명절마다 교정시설로 들어오는 기부 물품이다. 설과 추석에는 외부에서 떡과 과일 등을 보내오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에 교정당국이 별도의 특식까지 준비하면 전체 물량이 많아져 배식과 관리에 부담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명절 특식 중단 이후 처음 맞았던 2025년 추석에도 별도로 편성한 특식은 없었다. 하지만 연휴를 맞아 외부에서 들어온 떡과 과일 등의 기부품은 수용자들에게 지급됐다. 교정당국이 정해진 예산으로 마련하는 특식과 외부에서 들어오는 기부품은 재원과 공급 방식이 서로 다르다.

따라서 ‘추석 특식이 없다’는 표현은 추석날 수용자에게 평소와 완전히 동일한 음식만 제공되고 떡이나 과일도 일절 지급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정확하게는 교정당국이 명절을 이유로 별도 편성하는 특식이 중단된 것이다. 외부 기부품은 기관별로 들어오는 물량에 따라 별도로 지급될 수 있다.

올해 설에도 비슷한 모습이 나타났다. 서울구치소의 설 당일 아침 식단에는 떡국과 김자반, 배추김치가 포함됐다. 점심에는 소고기된장찌개와 감자채햄볶음, 양상추유자샐러드 등이, 저녁에는 고추장찌개와 돼지통마늘장조림 등이 제공됐다.

설날에 떡국이 나왔지만 이는 과거처럼 명절을 위해 별도의 예산으로 추가한 특식은 아니었다. 교정시설의 평상시 식단 편성 안에 떡국이 포함된 형태였다. 올해 추석 역시 별도 명절 특식을 추가하지 않고 기존 식단 체계에 따라 급식이 이뤄진다.

광복절에는 피자·치킨…국경일 특식은 왜 유지되나

명절 특식이 중단됐지만 교정시설의 모든 특식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가장 최근 주목받은 사례가 지난 8월 15일 광복절이었다. 당시 공개된 교정시설 식단표에 따르면 경북북부제1교도소에서는 피자 반 판, 청주여자교도소에서는 반반 치킨이 특식으로 제공됐다.

식단 내용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에 확산하면서 논쟁도 벌어졌다. 일부 이용자는 일반 직장인보다 식단이 좋아 보인다는 취지로 비판했고, 반대로 하루 세 끼에 투입되는 제한적인 급식비와 수용자의 기본적인 처우를 고려하면 과도한 음식으로 볼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국경일에 특식을 지급할 수 있는 근거는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9조에 있다. 해당 규정은 교도소·구치소 등의 소장이 국경일이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날에 수용자에게 특별한 음식물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서 국경일과 명절의 법적 성격에는 차이가 있다. ‘국경일에 관한 법률’이 정한 국경일은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한글날이다. 설과 추석은 공휴일이지만 이 법에서 규정한 국경일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과거에는 시행령에 있는 ‘국경일이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날’이라는 규정을 바탕으로 설과 추석에도 특식을 제공해 왔다. 그러나 법무부가 명절 특식을 별도로 지급하지 않기로 방침을 변경하면서 현재는 설·추석과 국경일의 운영 방식에 차이가 생겼다.

따라서 광복절에 피자나 치킨이 나왔는데 추석에는 특식이 없다는 사실 자체가 규정상 모순되는 것은 아니다. 법무부는 명절 특식 지급을 중단한 반면 국경일에 지급할 수 있는 특식 제도는 유지하고 있다. 광복절은 법률에서 명시한 국경일이기 때문에 특식 지급 대상이 될 수 있다.

교도소 한 끼 급식비 약 1700원…하루 2500㎉ 기준

교정시설의 식사를 일반적인 외식 메뉴와 직접 비교할 때는 전체 급식 체계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법무부 교정본부에 따르면 수용자의 주식과 부식은 하루 세 차례 지급되며, 음식물의 총열량은 수용자 1명당 하루 2500㎉를 기준으로 한다.

영양 관리 절차도 마련돼 있다. 법무부에는 급식관리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각 교정기관에서도 자체 위원회를 운영해 수용자 급식과 영양에 관한 자문을 받는다.

전국 교정시설 수용자의 한 끼 급식 단가는 약 1700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하루 세 끼를 단순 합산하면 약 5100원 수준이다. 광복절 피자나 치킨처럼 특정 메뉴만 떼어놓으면 일반적인 배달 음식과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교정시설의 평상시 급식은 이 같은 제한된 단가 안에서 운영된다.

교정시설별로 공개되는 수용자 식단은 통상 일주일 단위로 편성되고 이를 바탕으로 급식이 운영된다. 명절에 별도의 특식을 추가하지 않기로 한 것도 기존 식단과 외부 기부품, 추가 배식 물량을 함께 관리해야 하는 교정시설의 운영 문제와 연결된다.

특히 명절에는 떡과 과일 등 외부 기부품이 집중될 수 있다. 기부품은 국가가 일률적으로 구매하는 물품이 아니기 때문에 시설별·연도별로 들어오는 양이 다를 수 있다. 이 때문에 같은 추석이라도 어느 교정시설에서 어떤 기부품을 받았는지에 따라 수용자에게 추가 지급되는 음식에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법무부가 명절 특식을 중단한 이유 역시 수용자에게 명절 음식을 제공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외부 기부품과 별도의 관 특식이 동시에 몰릴 때 발생하는 물량과 배식·관리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 공식 설명이다.

수용률 125.8%…과밀해진 교정시설 급식 부담도 커져

교정시설의 급식 문제를 둘러싼 또 하나의 배경은 수용 인원의 증가다. 법무부가 7월 공개한 ‘2026 교정통계연보’에 따르면 2025년 전국 교정기관의 수용정원은 5만614명이었지만 하루 평균 수용인원은 6만3680명으로 집계됐다.

정원보다 평균 수용인원이 1만3066명 많았던 셈이다. 정원 대비 실제 수용 규모를 나타내는 평균 수용률은 125.8%에 달했다. 이는 교정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1년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시설 확충 속도와 수용인원 증가 속도의 차이도 확인된다. 2016년 전국 교정시설 수용정원은 4만6600명이었고 1일 평균 수용인원은 5만6495명이었다. 2025년에는 정원이 5만614명으로 8.6% 증가한 반면 평균 수용인원은 6만3680명으로 12.7% 늘었다.

전국 55개 교정기관 가운데 2025년 수용률이 100%를 밑돈 곳은 5개에 그쳤다. 18개 기관은 수용률이 130% 이상이었고, 19개 기관은 120% 이상, 7개 기관은 110% 이상으로 집계됐다. 대부분의 교정시설이 정원을 넘어선 상태에서 운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수용자가 늘면 급식도 같은 규모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매일 세 차례 식사를 준비해야 하는 교정시설의 특성상 수용인원 증가는 식재료 확보부터 조리, 운반, 배식, 잔반 처리까지 급식 운영 전반의 물량 증가로 연결된다. 명절에 외부 기부품과 별도 특식이 한꺼번에 들어올 경우 관리해야 할 음식의 양이 더 늘어나는 구조다.

이번 추석 교정시설 식단을 둘러싼 핵심은 광복절 특식 논란 이후 갑자기 추석 특식을 폐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명절 특식 중단은 이미 2025년 설부터 시행됐고, 2026년 추석에도 같은 방침이 이어지는 것이다. 광복절 피자와 치킨은 별도로 유지되고 있는 국경일 특식 제도에 따라 제공됐다.

결국 현재 교정시설에서는 설·추석 명절과 국경일을 구분해 특식을 운영하고 있다. 추석에는 별도의 관 특식 없이 평상시 편성된 식단이 제공되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떡이나 과일 등의 기부품은 상황에 따라 별도로 지급될 수 있다. 반면 광복절을 포함한 국경일에는 현행 규정에 따라 특별한 음식물을 지급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특정 메뉴가 공개될 때마다 논쟁이 반복되고 있지만, 실제 제도를 이해하려면 명절 식단과 국경일 특식, 민간 기부품을 구분해서 보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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