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상승축 이동…성북·중랑·노원 강세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지역별 가격 흐름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강남구와 서초구의 주요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 반면 성북·중랑·노원구를 비롯한 상대적 중저가 지역에서는 높은 상승률이 나타났다. 대출 규제와 고가주택의 세 부담 속에서 매수 가능한 가격대를 찾는 실수요가 이동하면서 서울 집값 상승의 중심도 비강남권으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값 0.22% 상승…강남·서초는 하락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한 지난달 3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한 주 전보다 0.22% 올랐다. 직전 주 상승률 0.29%와 비교하면 오름폭은 0.07%포인트 줄었다.

서울 전체로는 상승세가 이어졌지만 지역별 상황은 달랐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0.41% 하락했고 서초구도 0.23% 떨어졌다. 강남구에서는 압구정·대치동 주요 단지를 중심으로, 서초구에서는 반포·잠원동 대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낮아졌다.

한국부동산원은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의 하향 조정 매물에서 하락 거래가 나타난 가운데 수요가 높은 중소형 아파트와 역세권·대단지에서는 상승 계약이 체결되면서 서울 전체 가격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성북 0.54%·중랑 0.52%…중저가 지역 상승세

강남권과 달리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에서는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성북구가 0.54%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랑구는 0.52%, 노원구는 0.50% 상승했다. 강북구와 강서구도 각각 0.45% 올랐으며 관악구 0.43%, 동대문구 0.42%, 구로구 0.41% 등 여러 지역에서 높은 상승률이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시장의 가격 상승이 특정 지역에 집중되기보다 중저가 주택이 상대적으로 많은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최근 시장 변화의 핵심이다.

동대문·성북·중랑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주간 가격지수뿐 아니라 실제 거래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확인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동대문구 답십리동 한신휴플러스그린파크 전용 59㎡는 지난달 1일 10억55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성북구 석관동 래미안아트리치 전용 59㎡는 지난달 12일 12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7월 거래가격인 11억4000만원보다 한 달 사이 1억20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중랑구 신내동 신내7단지진로 134㎡ 역시 지난 8월 20일 11억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다.

대출 규제와 세 부담이 매수 가격대 바꿨나

중저가 지역의 상승 배경으로는 자금 조달 여건의 변화가 거론된다. 고가주택에 대한 세 부담과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높은 가격대의 아파트를 매수하기 어려워진 수요가 상대적으로 자금 부담이 적은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역세권이나 대단지, 중소형 면적 등 실수요자가 선호하는 조건을 갖춘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강남권 가격 하락만으로 서울 아파트 시장 전체가 약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고가 아파트와 중저가 아파트가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이면서 서울 안에서도 가격대와 지역에 따른 차별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셋값도 성북·강북·노원 중심으로 상승

전세시장 역시 매매시장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21% 상승했다.

특히 성북구와 강북구의 전셋값이 각각 0.38% 올랐으며 노원구도 0.37% 상승했다. 최근 매매가격 상승폭이 컸던 지역에서 전셋값까지 함께 오르는 흐름이 나타난 셈이다.

전세가격이 계속 상승하면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사이의 격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중저가 지역의 매매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집값 ‘키 맞추기’ 이어질지가 관건

최근 흐름은 강남권과 한강변 등 고가 지역에서 먼저 나타났던 집값 상승이 시차를 두고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이른바 ‘키 맞추기’ 과정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중저가 지역의 강세를 서울 집값 상승 흐름이 주변 지역으로 퍼지는 과정으로 평가하면서 주택 수요가 꾸준한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앞으로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는 강남·서초의 약세가 얼마나 지속되는지뿐 아니라 성북·중랑·노원 등 비강남권의 상승세와 전세가격 움직임이 함께 이어지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서울 집값의 상승축이 고가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지속되는지가 시장 방향을 판단하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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